농가 세제혜택 큰폭 감소 우려...일몰제 통한 한시 지원 종료키로 “농업위축 심각…현행대로 유지를”
정부가 각종 비과세·감면 제도를 폐지·축소키로 하면서 불똥이 농업계로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올해부터 5년간 15조원 규모의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이는 내용의 ‘2013년도 조세지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각 부처에 “비과세·감면 제도의 평가의견서를 4월30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재정부는 기본계획에서 ▲올해 일몰이 도래하는 제도는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상시적으로 비관세·감면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목적 운용과 규모, 정책효과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는 폐지할 계획”이라며 “정책목적상 꼭 필요한 제도는 일몰기간 ‘연장’이 아니라 ‘재설계’를 통해 새로 도입하는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 기준 비과세·감면 제도는 226가지이며 세제혜택은 29조8000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농업과 직접 관련된 제도는 20~30가지며, 이를 통한 농업인 세제혜택은 금융위원회 소관인 조합예탁금 비과세 조치 말고도 5조2000억원이란 게 재정부의 설명이다. 전체 세제혜택 금액의 약 17.5%에 해당된다. 재정부가 연간 5조~6조원의 세수 증대를 꾀하는 점과 점유비중을 고려해 단순계산하면, 농업 분야에서만 1조원 정도의 세제혜택을 줄여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정을 마련한다는 꼬리표가 붙다 보니 어느 부처도 재정부 지침에 ‘노(No)’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재정부는 비과세·감면 정비방안을 내부적으로 5월까지 확정하고, 관련 세법 개정안을 가을 정기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전체 농업인이 아닌 특정인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제도가 1차적으로 폐지 대상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당국이 그동안 수차례 폐지를 시도했던 ‘농어가목돈마련저축’ 비과세 및 3000만원 이하 조합예탁금 저율과세도 더 이상 일몰 시한을 연장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감사원이 상호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일대 종합감사를 벌이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일몰제 연장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농협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지난해 농협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은 대부분 일몰제를 통해 2년 동안 감면하기로 했다”면서 “경제지주·금융지주 체제가 정착될 때까지는 감면 시한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업계는 농업 강대국과의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저물가 정책으로 농업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비과세·감면 혜택만은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희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실장은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는 농업 희생이 따르는 FTA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며 “국가 정책으로 피해를 입는 농업에 대한 세제 지원은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농민신문 2013-04-03 서륜·김상영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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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