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이겨낸 성공농업인(9)충북 보은 이우직씨
바다를 누비던 ‘마도로스’, 방울토마토로 부농 반열에
충북 보은에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이우직씨(52·장안면 구인리)는 외항선을 타고 바다를 누비던 마도로스(외항선의 선원)에서 농사로 전향해 성공한 독특한 이력의 농사꾼이다.
이씨는 현재 5610㎡ 규모의 10연동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해 연간 1억50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부농이다.
1984년 전남 목포 해양대를 졸업하고 외항선 기관사로 일을 시작한 이씨는 경제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타지 생활의 외로움과 자식들에게 낯선 아버지로 외면받는 삶에 회의를 느낀 그는 6년 만에 배 타는 일을 포기하고 평범한 직장인이 됐다. 적성에 맞지 않았던 회사원 생활은 4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씨는 고향인 보은에서 홀로 사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오고가다 호기심에 눈여겨봤던 농사일도 시작할 겸 1995년에 아내 오복연씨(47)와 함께 무작정 귀농했다. 귀농 첫해 그가 선택한 작목은 고추였다. 이후 오이농사까지 범위를 넓혀 나갔다.
이씨는 농사꾼 5년차에 주변의 권유로 방울토마토 농사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방울토마토 재배기술을 익히는 일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선뜻 재배기술을 알려주는 이들이 거의 없었기 때문. 이씨는 결국 자기 방식대로 방울토마토 농사를 지었다. 적정 사용량보다 많은 퇴비와 비료 사용으로 인한 시들음병과 역병, 그리고 이어진 연작피해로 인한 수확 포기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씨의 첫번째 방울토마토 농사는 결국 참담한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연찮은 기회에 수경재배를 접한 이씨는 가진 돈을 모두 털어 주변의 도움을 받으면서 다시 도전했다. 수평베드에다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면서 그를 괴롭히던 병해충 피해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생산량도 3.3㎡당 20㎏에 달했다. 이씨는 성공가능성을 확인하고 농업관련 기관과 선도농가들을 찾아다니며 방울토마토 재배기술을 열심히 배워나갔다. 이제는 자신만의 재배 노하우도 터득하고 이를 작목반 회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까지 지역의 속리산시설원예작목회를 이끌면서 농림수산식품부가 육성하는 수출단지로 선정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이씨의 농장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스타 팜(농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이씨는 주변으로부터 재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씨는 “보은의 방울토마토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는 데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며 “국민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먹거리 생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민신문 2013-03-18
보은=류호천 기자 fortune@nongmin.com
http://www.nongmin.com/project/ar_se_detail.htm?se_id=760&ar_id=214724 |
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