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여야간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농림축산부를 농림축산식품부로 명칭을 개정하는 것 외에는 식품안전업무가 국무총리실 산하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되는 등 생산부처의 조직 및 업무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긴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이렇다할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힘겨루기만 지속해오고 있다. 문제는 정부조직개편안 논의를 위해 당시 구성된 ‘5+5 협의체’에서 농림축산부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꾸기로 합의를 한 이후 농림축산부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안들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전국농축산인비상대책위원회는 농정부처의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변경할 것과 농축산물 식품안전 관리업무를 농림축산식품부로 일원화할 것, 식품산업의 육성·진흥을 위한 농림축산식품부로의 조직개편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마련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 농식품위와 민주통합당은 △명칭에 ‘식품’을 추가 △축산물 안전관리업무 중 도축장·집유장·HACCP(위해관리기준)·수입축산물의 검사업무를 생산부처 장관에게 위탁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담당하고 있는 ‘식품위생법’의 식품산업협회, 영양사·조리사, 식품진흥기금, 식품표시제도, 인허가제도 관련 사항, ‘국민영양관리법’의 영양사·조리사 관련 사항 등 식품진흥업무 일부를 농림축산부로 이관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새누리당은 명칭개정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사안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종합유선방송(SO)을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간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만큼 농림축산부를 따로 분리해 추가 논의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다. 결국 SO의 이관에 대해 여야가 협의점을 찾을 경우 정부조직개편안은 곧바로 처리단계에 들어갈 가능성이 큰데다 총리실 산하로 격상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농업계가 요구한 내용에 대해 반대입장을 일찌감치 내놓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농림축산부와 관련된 요구사항은 검토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농식품위 관계자는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을 농림축산부 차관으로 내정한 것은 어쩌면 ‘식품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모양새를 보여 식품업무의 분장에 대한 기존의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명칭 외에는 추가논의가 없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농업계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추진동력을 잃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며 “막판이라도 국민들에게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농업계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 여론을 주도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어민신문 2013년3월18일자 (제2513호) 조영규 기자(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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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