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조만간 발의(2월 28일 기준)할 농협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회장을 인사추천위원장으로 하도록 명시된 부분이 농협 개혁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주요 내용과 농업계 의견을 정리했다.
▲법안 내용=김재원 의원이 발의를 준비 중인 농협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중앙회장의 선출방식을 기존의 대의원 간선제에서 조합장 직선제로 변경해 그 대표성을 강화한다. 또 사업전담대표이사 등의 추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중앙회장으로 하도록 변경해 조합원의 대표성을 강화한다.
축산경제대표이사 선출의 특례를 폐지하고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하도록 하되 인사추천위원 중 회원조합장은 축협조합장으로만 구성한다. 중앙회 이사의 수를 30명 이내에서 24명 이내로, 회원조합장인 중앙회 이사의 임기를 4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고 비상임 조합장의 임기를 상임 조합장과 동일하게 그 연임을 제한하며 이사 임기도 조합원 여부를 불문하고 2년으로 규정한다.
또 경제사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 조합의 경제사업 규모 등이 정관으로 정하는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자금지원을 제한하거나 합병권고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차기 선거에 피선거권이 없는 중앙회장에 대한 축의·부의 금품 제공의 제한을 완화한다.
▲농업계 우려 고조=김재원 의원의 법안에 대해 농업계는 사업전담대표이사 등의 추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중앙회장으로 하도록 명시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또 축산경제대표이사의 선출방식을 인사추천위원회를 통해 선출하는 것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형평성에 맞는 법안이라고 평가했지만 축산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중앙회장이 현 인사추천위원회 구조에서도 입김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법을 통해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회장이 대놓고 자기 사람을 임명하라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농협법 제125조5에 따르면 인사추천위원회 위원은 이사회가 위촉하는 회원조합장 4명과 농업인단체 및 학계 등이 추천하는 외부전문가 중 이사회가 위촉하는 3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이사회 구성도 회장, 농경대표, 축경대표, 상호금융대표, 전문이사를 비롯해 회원조합장이 절반 이상 차지하도록 규정됐다. 현 구조 속에서도 중앙회장이 충분히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윤석원 중앙대 교수는 “중앙회장이 비상근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인사에 참여하고 모든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현 인사추천위원회도 7명 위원 중 조합장이 4명이 포함돼 중앙회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이번 법안은 농협의 근본적인 개혁안이 아니다”고 우려했다.
최양부 전 농협제자리찾기운동본부 대표도 “인사추천위원회를 만든 것은 중앙회장이 인사권에 개입하지 말고 추천위원들이 중립적으로, 객관적으로 전문가들을 뽑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며 “이 법안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가 집단으로 가져가겠다는 근본적인 취지를 무산하는 농협 개혁의 기본 방향을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의원실은 “전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중앙회장이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하고 그 사태 책임을 회장이 아닌 전무한테 묻는 것은 국민이 볼 때 이상하다”며 “신경분리도 이뤄졌고 지주회사 체제에서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발의했다”고 답변했다.
이현우 기자(leehw@agrinet.co.kr)
한국농어민신문 3월4일자 |
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