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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션 따라하는 농협로컬푸드
생산자간 경쟁유발 덤핑 우려
등록날짜 [ 2013년05월13일 12시19분 ]
 경기 김포시가 대형마트 일색의 우리 농수축산식품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로컬푸드 직매장과 생협판매장 등 3개의 직거래 농수축산식 품 판매장이 잇따라 들어선에 이어 로컬푸드 직매장 4개소가 속 속 들어설 예정이다. 김포시에서 속속 선보이고 있는 대안유통의 현장을 직접방문해서 그 현실과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대안유통현장 탐방 (1) 김포시 로컬푸드 직판장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마을기업 농업회사법인 엘리트 농부(주)가 경기 김포시 김포대로 1009-51번지에 개설한 김포로 컬푸드 공동판매장.

 

9일 이 곳을 방문하니 마침 자동차를 이용해서 쇼핑나온 이들이 판매장에서 이것 저것을 살피며 판매장 곳곳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상품 도한 필요한 것만 골라서 진열한 듯 드문 드문 놓여 있었다.

 

그렇게 풍성해 보이거나 대형마트 처럼 세련돼 보이지도 않았지만 이 곳 매출은 지난해 11월 개장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 곳의 농산물들은 대형마트 처럼 풍성하거나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지역에서 당일 수확 판매하고 있어서 그런지, 싱싱한 빛깔과 모양새가 남달랐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다름아닌 지역에 위치한 ‘꿈목장’에서 직접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 요쿠르트였다. 그 맛을 보니 매우 풍부했다. 단맛과 신맛이 강한 요쿠르트와는 분명히 달랐다. 입안이 온통 풍성하고 다양한 맛으로 채워진 듯 했다.


 

[사진설명] 슬로푸드문화원 김원일 이사(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는 이두열 김포로컬푸드 홍보부장(왼쪽)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을 이끌어 가는 실무를 전담하다시피하고 있는 이두열 홍보부장은 9일 “5월이후 좀 더 두고봐야 겠지만 지역생산 지역소비를 내세운 로컬푸드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더 높아 가고 있다”면서 “인근에 김포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을 열어 매출이 줄어들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지만 다행이 매출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부장은 “이 곳이 잘되면 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도 함께 잘될 수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경쟁에 따른 매출감소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설령 매출이 나아진다고 해도 인근에 위치한 김포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자본이나 조직이 취약한 마을기업의 김포 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의 성장 잠재력을 일정부분 갉아 먹을 것이라는 우려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초기 시장진입단계에 있어 눈여겨 볼만한 성과를 이끌고 있는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월 매출 1억원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여전히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갖추는 데 있어선 미흡한 점이 많다.

 

이 부장은 “취급하는 신선 농산물의 낱개당 이윤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속에 매출확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11월 개장이후 겨우내내 달걀 두부 쌀 쌈채소 등 일부 품목에 한정된 상품군으로 한달 매출 1억원을 달성하고 매출규모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은 만큼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의 미래를 그리 어렵게만 볼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포로컬푸드의 가장 큰 성과는 일부 품목에 치우친 대형농가 보다는 생산량이 적지만 다양한 농산물을 재배하는 소농가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부장은 “현재 김로포컬푸드공동판매장에 납품하고 있는 지역 생산자들은 모두 100여 농가에 달한다”면서, “이들중 10농가는 대규모 농사를 짓고 있고, 나머지 90여 농가들은 모두 소농”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이 대농보다는 소농, 그리고 청년 창업농, 귀농인들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금 당장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 그리 많은 양을 해결하지 못하는 만큼 소량의 다품종을 생산하는 소농들이 현재의 로컬푸드 공동판매장 개설에 따른 혜택을 더 많이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취급물량이 많지 않은 만큼 김포토컬푸드공동판매장에 대한 대규모 농가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다.

 

이 부장은 “판매장이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데 여기 저기에 출하를 하고 있는 대농가들은 오후 3시가 다 돼서야 농산물을 공급하는 일도 벌어진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는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 판매역량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 대농가들의 영농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부장은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이 개설되기 전에는 10여개 대농가들이 2~3가지 품목에만 집중하고 있었지만, 이제 18가지 품목으로 생산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 소농을 중심으로 한 지역 농민들의 판로 개척이라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는 사이에, 인근에 들어선 김포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의 등장은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선 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과 마을기업의 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취급 상품이 대동소이하고, 출하하는 농가들도 겹치는 일이 많다. 접근성은 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더 낫다. 이렇다 보니 마을기업의 로컬푸드 공동판매장과 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간 경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인적 기반, 자본력, 기역사회의 영향력 등은 일단 제쳐놓더라도 현재 운영방식부터 큰 차이가 난다. 이대로 가면 경쟁의 결과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우선 수수료부터 다르다. 마을기업의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15% 수수료를 취하고 있는 반면 김포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10%를 받는다. 김포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친환경농산물과 함께 관행 농산물을 함께 판다. 여기다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생산자가 원하는 가격을 적용하는 역경매의 성격을 띤다.

 

이는 가격경쟁력에 있어 김포농협이 마을기업인 농업회사법인 엘리트농부에 비해 크게 앞설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고 해서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은 수수료율을 낮출 수 없는 처지다.

이를 테면 한묶음에 1,300원짜리 시금치의 경우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 취하는 수수료는 15%인 200원 수준이다. 친환경비닐, 바코드라벨 부착, 카드결제수수료 등 인건비를 배제한 판매에 따른 제반비용만 따져도 이윤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실정이다.

 

김포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이 친환경 농산물외에도 값싼 일반 농산물까지 함께 취급하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착시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9일 현장 취재결과,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은 친환경 상추 200g들이 한다발에 1,200원을 받고 있었다. 같은 시간 김포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일반 농법으로 재배한 상추의 경우 800원, 친환경 상추는 1,000원에 팔았다.


 

친환경 여부를 미처 확인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이 김포농협로컬푸드직매장에 비해 1.5배나 비싼 값에 상추를 팔고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

 

김포농협이 취하고 있는 생산자 주도의 가격 설정 역시 앞으로 로컬푸드를 가격경쟁의 도구로 전락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 있다. 같은 품목에 대해 여러 생산자가 가격을 정할 경우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경쟁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춘다는 옥션식 역경매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지역의 생산자와 소비자간 직거래를 촉진해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로컬푸드운동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

 

로컬푸드는 지역내 직거래를 통해 생산자는 제 값을 받고, 소비자는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인근에서 생산한 신선 농산물을 안전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로컬푸드가 싼 값을 내세운 가격경쟁의 도구로 자리한다면 지역 생산자들에게는 더 큰 부담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포농협 관계자는 “직매장에서 팔고 있는 로컬푸드는 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김포농협측은 “동일품목에 대한 생산자들간 경쟁으로 인해 덤핑판매의 우려는 없느냐”는 문제 제기에 대해선 그리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역경매식 생산자 위주의 가격 결정방식이 소비자들에게 더 싼 가격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값에 지역 농산물을 소비하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9일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에서 7,500원에 팔리는 1kg들이 친환경 딸기가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500g들이 4,5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이들은 생산자만 달랐을 뿐 모두 김포에서 생산한 친환경 딸기였다.

 

김포농협이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면서 일부 농가가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을 떠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벌써부터 김포농협과 마을기업간 생산자 유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우유공급이 모자랄 때면 지역 낙농가들을 뺏고 빼앗기는 유업체들간의 집유전쟁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김포농협의 이런 경영방식은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닌 선발주자인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과의 경쟁을 고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포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은 인근에 위치한 김포농협의 하나로마트에도 적잖은 부담을 안겨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포로컬푸드 공동판매장의 존립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김포농협만이 아니다.

 

김포농협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농협들이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 있는 것이다.

 

로컬푸드의 공급범위를 김포시로 한정한 까닭에 마을기업이나 농협 또한 다양한 상품 확보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지역 농협들이 저마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고 나설 경우 제한된 시장에서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다.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측은 “로컬푸드가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는 만큼 유통을 맡고 있는 기업 측면에서 많은 이윤을 확보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많은 양을 팔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지역농협들이 너도 나도 경쟁에 나서겠다면 자본이나 인적 기반 면에서 취약한 마을기업이 버텨내기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김포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섰음에도 김포로컬푸드공동판매장의 매출은 적제나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낙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원일 슬로푸드 이사는 "정부와 농협이 로컬푸드를 육성하려고 큰 결심을 했는데 방향이 제대로인지 걱정"이라며 "소비자에게 싸게 팔아서 이익을 안겨준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그것은 할인점에서 추구하는 방향이다. 소비자가 가격으로, 영양성분으로 결과만으로 음식을 비교해서는 안된다. 농식품은 과정의 산물이다. 하나하나가 모두 다른 여건을 지니고 있다. 과정을 알면 결과를 수긍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로컬푸드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로컬푸드가 아니다. 오직 거리만을 따져도 그것은 로컬푸드가 아니다. 로컬푸드는 생산과정과 유통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단순히 구매하는 소비자, 음식소비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 음식시민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로컬푸드"라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김성훈 newsking@agrinews.co.kr @ 에그리뉴스 agr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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