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과일, 한국시장 진출 어찌될까?
한국의 인천항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의 3대도시중 하나인 천진.
이 곳에는 상사주재원, 유학생 등 양광, 시대오성, 메이장 등 많은 한국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의 농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형 슈퍼마켓 체인에서부터 농식품 전문 판매장, 대형할인점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유통망이 구축돼 있다.
그 곳에서는 삼다수, 서울우유, 신라면을 비롯해 내놓으라 하는 한국의 간판 식품들이 즐비하다.
물론 중국 현지에서도 유사한 상품들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었지만 한국의 간판 식품들은 비싼 값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우유, 돼지고기, 쇠고기, 소시지 등과 같은 중국산 축산물이 진열돼 있었지만 육안으로 봐도 한국산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꽁꽁얼린채 다소 말라 보이는 듯 했지만 목우촌 쇠고기와 돼지고기가 오히려 돋보이기 까지 했다.
이런 와중에 유독 중국산 농식품이 판을 치고 있는 품목이 있었는데, 그것은 과일이었다.
특히 사과는 노란색에서부터 진한 붉은 빛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품종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한 사과와 배를 섞어 놓은 듯한 여러 가지 품종은 보기에도 좋았고 맛도 빼어났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열대 과일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과일은 탐스러운 빛깔과 함께 매장의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식품매장을 장식하고 있는 형형색색의 중국산 과일 진열대를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현재 우리 정부가 검역을 빌미로 틀어막다시피 하고 있는 중국산 과일들이 한국시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온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다.
한국의 간판 과일인 사과 (홍옥, 부사), 배 (신고, 원황), 감귤 등은 품질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여겨졌다.
특이한 점은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캠벨이나 흑구슬, 앰비에이 등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참외, 메론 또한 찾기 어려웠다. 수박은 진열돼 있긴 했으나, 그 양이 적었고 국산 수박과는 품질면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었다.
감귤은 국산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었으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 비해 방울토마토는 국산과 다른 점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그렇지만 국내에선 찾아보기 드문 품종의 과일들은 저렴한 가격을 발판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천진에서 본 다양한 품종의 퓨전 과일들이 국내 매장을 장악할 경우 국산 과일의 수요를 위축시킬 것은 불보듯 했다.
글쓴이는 다양한 모양과 맛, 그리고 향을 뽐내는 중국의 과일들을 지켜보면서 기후 온난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도 보다 다양한 과일 품종을 보급하고 품질을 개량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였다.
영남 사과, 호남 배, 제주 감귤 등 수십년간 효자품목으로 자리해 온 우리의 과일 품종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우리의 식량주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그래서 인지 밀 보리를 비롯한 수수 기장 조 등 우리의 토종 곡물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쌀 하나만 버티면 우리 농촌이 지속 가능할 것이라는 발상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 농업이 특정 품목의 대량 밀집 생산에 치우칠수록 우리의 농촌과 농업의 그만큼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 생물종 다양성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생물종 다양성 운동은 소멸하고 있는 토종 종자를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우리의 농업 또한 소품종 대량생산 보다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그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마전 중국산 배가 미국으로 처녀 수출돼 국내 농업계를 긴장시켰다. 이는 우리 농업에 있어 태평양을 향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실험과 맞먹는 것이다.
미국 시장이 열린다면 언젠가 우리의 시장 또한 중국산 과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인천항과 맞닿은 중국의 거대도시 천진에서 바라 본 중국산 과일의 경쟁력은 가격보다는 다양함에 있었다.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삼성이 애플을 제친 것은 다름 아닌 다양한 모델의 덕택이었다고 한다.
아이폰만을 고집한 애플은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품질면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과시했지만 삼성의 다양한 공략 앞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다양한 농가, 다양한 품종. 다양성이 우리 농업의 대안중 하나가 아닐까? 우리 농업의 품질경쟁력은 이제 안전성과 맛뿐이 아닌 듯 하다.
다양한 맛과 빛깔, 비슷한 듯 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개성의 품종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풍요롭게 가꿔갈 때에 비로소 우리 농업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김성훈 기자 newsking@agrinews.co.kr @에그리뉴스 http://agr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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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