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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한식당, 한국 드라마 메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
K-드라마, K-푸드의 지평을 넓히다
등록날짜 [ 2021년01월11일 11시57분 ]
 요즘 태국 TV 방송사들 사이에 한국 TV 프로그램과 드라마 방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특히 한국 드라마는 출연진들의 우수한 연기와 출중한 외모가 현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면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이런 상황은 K-푸드에 대한 관심 확대로 이어져 한식을 맛보고 싶어 하는 태국 소비자의 증가와 한식당 개업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한식진흥원이 2019년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방콕에는 180개 이상의 한식당이 영업 중이다. 방콕 수쿰빗쏘이12 지역에 위치한 ‘수쿰빗플라자’는 정식 명칭보다는 ‘코리아타운’이라는 비공식 명칭으로 더 유명한 한식당 밀집 지역이다. 수쿰빗플라자는 한식당뿐만 아니라 한국 나이트클럽, 슈퍼마켓, 미용실, 한의원 등이 위치해 있는데 최근에는 한국인 손님보다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즐기는 태국 젊은이들로 북적인다.

  태국에서 20년 이상 한식당을 운영 중인 Y씨는 태국의 영자 일간지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수쿰빗플라자는 방콕 한인 커뮤니티의 중심인데 한국 주재원들이 항상 이곳에서 한국 음식과 한국 식료품들을 구입하기 때문”이라며 “24년 전 태국에서 식당을 처음 개업했을 때만 해도 한식이 이렇게 인기를 끌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대장금’ 방영을 계기로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현지 분석기관 센트럴레스토랑그룹(CRG)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태국 레스토랑 시장 규모는 4000억 밧(128억 달러)으로 추산되며 연평균 3~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판매 식음료별로는 커피숍이 200억 밧(6억3980만 달러)으로 가장 규모가 크고 이어 샤브샤브, 수끼야끼 등 핫팟 레스토랑(190억 밧, 6억781만 달러), 닭요리를 중심으로 한 패스트푸드 레스토랑(187밧, 5억9821만 달러) 순이다.

  외국 음식점 중에서는 일본 식당이 180억 밧(5억7582만 달러)으로 월등한 가운데 서양요리 레스토랑이 90억 밧(2억8791만 달러), 중국 식당이 30억 밧(9597만 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태국 내 한국 식당 시장은 20억 밧(6398만 달러)으로 전체 레스토랑의 0.5%에 불과하지만 2013년의 10억 밧(3199만 달러)에 비하면 약 2배가 됐다.

  K-푸드가 K-드라마로=한국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음식을 먹는 장면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는 점이다. 태국 내 한국 음식 열풍 확산의 주역은 한국 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치맥(치킨과 맥주), 김밥, 짜장면, 칼국수 등 다수의 한국 먹거리가 자주 등장한다.

 ‘사랑의 불시착’, ‘별에서 온 그대’ 외에도 ‘식샤를 합시다(2013)’, ‘기름진 멜로(2018년)’, ‘오 나의 귀신님(2015)’, ‘사랑의 온도(2017)’, ‘신들의 만찬(2012)’ 등 맛난 한식 먹거리들이 등장한 드라마들이 많다.

 그러던 것이 올해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태국 정부가 비상사태 선포와 더불어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제외한 식당 내 식사 금지,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 폐쇄, 재택근무 확산, 학사일정 연기, 국내여행 자제 등을 시행하자 많은 태국인들이 집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음식을 요리해 먹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레스토랑을 소재로 다룬 ‘이태원 클라쓰’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태국 슈퍼마켓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가 치솟고 록다운 해제 후 한식당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계기로 작용했다.

  방콕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K씨에 따르면 태국 손님들은 ‘이태원 클라쓰’에서 나온 순두부찌개나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돼지껍데기 등을 많이 찾고 음식 사진을 찍어 관련 내용과 함께 사회공유망서비스(SNS)로 리뷰를 공유하곤 한다. 3~4년 전에 비해 태국인들의 한식 이해도나 정보력도 많이 발달했다. 전에는 구체적인 음식 메뉴나 재료를 찾는 고객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재료 차이에 따라 메뉴를 선택하는 고객이 늘고 있으며 드라마에 나왔거나 연예인이 시도했던 메뉴 위주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월부터 록다운이 단계적으로 해제돼 레스토랑 내 식사가 가능해지자 태국 한식당들은 ‘이태원 클라쓰’에 등장했던 순두부찌개, 짬뽕, 콩나물불고기, 홍합탕, 제육볶음, 청국장, 돼지국밥 등의 메뉴를 추가하고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다. ‘이태원 클라쓰’로 알려진 순두부찌개는 많은 유명 태국 유튜버가 요리 주제로 활용하면서 한식 열풍을 부추기는데 기여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고추장 품절 현상이 발생하자 쌈장이나 된장이 대체 품목으로 팔리기도 했다.

  수치로 입증되는 K-푸드 인기는 태국의 한국 식품 수입통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1~8월 태국의 한국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4% 감소한 48억5353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한국 드라마와 연관성이 높은 면, 소스, 김치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3%와 103.7%, 110.9%가 각각 증가했다. 또한 KOTRA 무역관이 방콕 시내 슈퍼마켓의 식품코너를 조사한 결과 라면, 떡볶이, 김밥용 김, 단무지, 소면, 당면, 두부, 소스, 김치, 만두 등이 판매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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