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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고향막걸리도 먹게 될까?
등록날짜 [ 2013년05월30일 14시31분 ]

 

막걸리, 대학가 주변 젊은이들이 갑론을박 떠들던 현장에 빠짐없이 같이했고, 퇴근 후 한 잔을 즐겨했던 동네 선술집에도 항상 동행했다. 노동현장에서는 갈증과 허기를 보충하고, 원기를 되찾게 했던 우리네 술이었다. 최근들어,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막걸리 전문점도 생겨 고급스러움으로 변신하는 막걸리도 눈에 띈다.

텁텁하면서도 다른 술에 비해 칼로리도 그리 높지 않아 남녀노소 두루두루 사랑을 받고있다. 발효주인 막걸리는 활성효모, 유산균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쳐주고 변비에도 좋다고 전해지면서 젊은층 뿐만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있다.

 

여기에다 쌀 막걸리 일색이던 종전과 달리 요즘에는 각 지역의 특산품을 살려 밤막걸리, 유자막걸리, 고구마막걸리, 울금막걸리, 복분자막걸리 등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갖가지 막걸리가 출시돼 관심을 받고있다. 여러 이름처럼 산뜻하면서도 색깔도 예쁜, 그러면서도 효능도 더 해진 막걸리의 출연은 굳이 애주가가 아니더라도 모두가 즐길만한 국민주로 호칭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런 한국의 막걸리에 반한 어느 일본인은 손수 한국 곳곳을 누비며 ‘막걸리지도’를 만들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일본에 막걸리협회를 설립하여 일본의 동호인들과 같이 매월 막걸리 이벤트를 열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처럼 인기를 끌던 막걸리의 소비량이 지난해 중반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도 그렇고 수출시장도 그렇다. 소비량 감소세는 올들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차츰 시들어지는 막걸리 유행 탓 등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막걸리의 유통시스템도 한 몫 했을 거란 사실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최대 소비처, 서울의 소비자들은 지방의 이러한 여러 막걸리를 왜 접할 수 없을까?

 

서울은 막걸리가 인기를 끌기 직전부터 특정 막걸리가 일찍이 서울 소비자에 선보여 막걸리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 새로운 막걸리를 매장이나 식당 등에 공급하려 하면, 서울의 이 ‘특정막걸리’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하니 어느 매장이나 식당이 여타의 막걸리를 들여놓을까? 지방의 막걸리제조사들은 “서울에 진출하려해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존 막걸리 유통업체의 이러한 입김을 이겨낼 수 없다”며 하소연한다.

 

이 또한 갑의 횡포 다름 아닌가. 보이지 않는 갑의 횡포다.

 

혹자는 지방의 막걸리는 유통기한이 짧은 막걸리 특성상 서울에서 판매는 힘들 것이라고도 한다. 막걸리는 유산균이 살아있는 생막걸리와 유산균을 죽인 살균 막걸리로 대별되는데, 생막걸리는 유통기간이 짧고, 살균막걸리는 길기 때문에 지방의 생막걸리는 서울판매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예전에는 맞을 수 있겠지만 지금 이같은 주장은 맞지 않다.

 

요즘처럼 운송·판매과정에 냉장설비가 잘 갖춰저 있고, 제조기술이 좋아져 생막걸리라해도 유통기한이 한 달이 넘는 막걸리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남양유업, 국순당에서 비롯된 갑의 횡포를 방지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정부·국회에서도 제도개선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차제에 막걸리의 유통시스템도 개선돼 새콤 닮콤 쌉사름하고도 효능도 좋은 갖가지 고향 막걸리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이런 것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게 ‘국민이 느끼는 행정’, ‘경제 민주화’를 실천하는 거 아닐까. ‘장관 일 잘하고, 대통령 잘 뽑았구나’ 절로 나오지 않을까.

이춘신 기자 press0705@hanmail.net @ 에그리뉴스 agr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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