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서울시 대형마트 판매제한 철회' 환영할 일이 아니다.
서울시가 대형마트 판매제한 방침을 철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대변하는 농민신문이 속보에다 해설기사까지 곁들이며 환영하고 나섰다.
대형마트의 납품업체로 전락한 농협과 생산자단체의 현실이 개탄스럽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제한 조치가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 그리고 대규모 상업농의 판로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어차피 과도하게 몸집을 부풀리며 산지시장 마저 직접 챙기고 나선 대형마트의 탐욕은 궁극적으로 제 값받는 농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이미 가파른 경제성장을 통해서 끊임없이 독과점의 혜택을 누리며 스스로 더 커지지 않으면 소멸하는 것이 자본이 타고난 숙명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마트에 농산물 소비시장을 의존한다는 것은 곧 시한부 삶의 위기에 몰리는 우리 농업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뿐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제한 조치를 둘러싼 농협의 입장은 더 이상 농협이 자본에 종속된 사회협동경제를 위한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제한 조치 철회에 대해서 시민사회단체들이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 대형마트 판매제한 조치는 애초부터 지속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낳은 것이 사실이다.
수많은 법적 시비를 유발할 수 있는 여지가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것이 '유통혁명'으로 받아들여 진 것은 1년만 지속돼도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상식을 뛰어넘은 정책 발상은 결국 자본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희망 카드 하나는 사라졌다.
농민신문이 서울시의 대형마트 제재 철회에 환영하며 호들갑 떨 일이 아니다. 농민을 볼모로 자본의 편에 선 대가가 어떤 것인지를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유해야 할 먹거리 소비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형유통업체들은 먹거리 생산과 소비에 있어 북한의 핵미사일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이다.
김성훈 기자 newsking@agrinews.co.kr @ 에그리뉴스 agr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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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3-15 11:10:01
